해적지표라는 AARRR 퍼널은 PayPal과 Simplyhired에서 마케팅을 담당한 데이브 맥클루어(Dave McClure)가 2007년 Ignite Seattle 행사에서 "Startup Metrics for Pirates: AARRR!”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이 개념을 발표했습니다.
AARRR 지표는 오랫동안 스타트업 및 여러 비즈니스에서 활용되고 있고, 마케터 및 PM의 기초지식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최근 소비자의 구매 여정이 복잡해지면서 AARRR은 시대에 맞지 않다는 의견도 존재하죠. 그럼에도 AARRR 퍼널은 비즈니스에서 반드시 필요합니다.
AARRR 퍼널(해적지표)는 무엇이고 왜 필요한가
AARRR 퍼널이 있으면, 데이터 측정과 개선, 그리고 전략 설정의 기준이 됩니다.
AARRR은 소비자의 구매 여정의 앞글자를 따와서 나온 말입니다. 그리고 AARRR이 해적지표(Pirate Metrics)로 불리는 이유는 해적들의 감탄사 “Aarrr!”과 유사한 점과 데이트 맥클루어가 스타트업을 해적으로 비유해 발표를 했기 때문이죠.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최근 다양한 채널이 생기고, 서비스와 제품 정보가 기업의 통제를 벗어난 상황입니다. 유저들은 서로 정보를 생산하고, 수많은 채널을 오가면서 정보를 습득하죠. 이미 유입 전 상품을 인지해서 구매하는 경우 등 다양한 방식의 구매 패턴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AARRR 퍼널이 필요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데이터 측정과 개선, 그리고 전략 설정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죠.
AARRR의 각 단계와 분석 방법
AARRR의 단계는 서비스나 직종에 따라서 순서가 바뀔 수 있습니다. AARRR을 고정적인 단계로 생각해서 전략을 설정할 경우, 비즈니스랑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은 AARRR 단계는 아래와 같습니다.
Acquisition 획득
잠재고객이 서비스나 제품을 처음 발견하는 단계입니다. 획득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많은 유저들이 서비스/제품을 알게 됐고, 유입됐다가 아닙니다. “관련성 있는 타겟의 획득”이 더욱 중요합니다. 만약 타겟의 획득이 아니라면, 바로 아래 단계인 Activation 활성화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이탈되는 비율이 높아지겠죠.
만약 타겟 획득이 잘 안 된 것 같다면, 사용자를 분류해서 퍼널 단계를 확인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특정 매체나, 연령, 성별로 나눠서 볼 경우 타겟이 아닌 부분이 있을 것이고 그 부분은 과감히 버리는 것도 필요하죠.
Activation 활성화
잠재고객이 서비스/제품의 핵심 가치 (Wow point)를 경험하는 단계입니다. 서비스/제품 유입으로 유저들이 핵심가치를 깨닫는 것은 아닙니다. 서비스나 제품이 가진 핵심 가치에 도달해야 유저들이 가치를 인식할 수 있죠. 그 가치까지의 도달된 수를 확인하는 것이 Activation 활성화 단계입니다.
만약 Activation 활성화 단계가 잘못 설정된다면, 그 아래 단계에서 많은 이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진짜 제품의 핵심 가치가 맞는지, 고객 인터뷰 등으로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겠죠.
Retention 유지
잠재고객이 지속적으로 서비스나 제품을 사용하는 단계를 의미합니다. 1회성 서비스가 아닌 이상, 서비스나 제품을 사용한 후에는 지속적인 재사용 혹은 재방문이 이뤄지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즉, 고객이 지속적으로 가치를 얻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단계이죠.
만약 Retention이 낮다면, SMS나 리타겟팅 광고 등으로 고객에게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알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Revenue 매출
무료 고객이 유료 고객으로 전환되는 단계입니다. Retention 유지 단계도 모두 높지만, 유료 고객 전환이 안된다면 구매 혜택 차별이 적어 구매 유인이 약하거나, 구매 경로의 복잡성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혹은 비용이 고객이 생각한 가치보다 높은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Revenue 매출 단계가 낮다면 각 구매 단계의 데이터 (이탈률, 세션 시간 등)을 체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유저 인터뷰로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는 이유를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하죠.
Referral 추천
만족한 고객이 다른 지인에게 서비스/제품을 추천하는 단계입니다. 제품 만족에 대해 가장 좋은 지표이기도 합니다. 특히, 서비스가 어느정도 성장하거나 시장이 과열될수록 Referral 추천이 중요해집니다. 특히 Referral 추천 유입은 비용이 발생하지 않으며, 유료 고객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높습니다.
Referral 추천 단계가 약한 경우, 추천 시스템이 부재로 쉬운 추천 방법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 A인 Acqusition 획득을 Awareness 인지로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지 단계가 필요하고 해당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면, AARRR의 배치를 다시하거나, AAARRR로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죠. 하지만 인지 단계는 데이터 측정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대체로 검색량 등을 확인해야 하는데, 인지를 단순 검색으로 판단하기는 어렵기 때문이죠.
AARRR 퍼널은 지금도 적용될 수 있는가?
사실 AARRR 퍼널은 다행히도 아직까지 잘 적용됩니다. 물론, 실제 적용되지 않아도 전략 설정과 우선순위 설정에 있어서 굉장히 도움이 됩니다. 제가 최근까지 있던 B2B 전문 에이전시에서 가장 먼저 하는 업무는 클라이언트의 잠재고객 설정과 퍼널 설계입니다. 퍼널을 설계해도 에이전시의 역할은 대체로 퍼널 앞단이지만, 그 앞단의 전략을 견고히 수립하는데 AARRR 퍼널은 굉장히 큰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잠재고객 설정과 AARRR 퍼널을 잘 한 경우, 대체로 좋은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여기서 말한 좋은 성과란 비즈니스의 성장 외에도 데이터 확인을 위해 구축한 대시보드에서 퍼널 데이터가 잘 나타난 것을 의미합니다.
고객의 구매 여정이 비선형적으로 변화하면서 AARRR 퍼널의 무용론을 말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AARRR 퍼널은 비즈니스에서 굉장히 큰 도움이 되는 요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