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TVCM이나 신문 지면 광고, 라디오 등 ATL 위주의 매체 세상에서는 데이터 분석이라는 것이 크게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데이터 분석은 <무엇을 했는데, 잘 팔렸다.>라는 직감적인 부분이었고, 사실 잘 맞았습니다. 당시에는 고객들의 보는 매체가 비슷했기 때문이죠. 실제로 어릴 때만 해도 저녁에 온 가족이 TV 앞에 모여 있었습니다.
남녀노소 모두가 같은 매체를 보고, 같인 광고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TV를 보거나, 라디오를 듣거나, 신문을 읽었죠. 즉, 과거 ATL 광고는 굉장히 높은 도달률을 가지고 있었고, 성공적인 마케팅 캠페인이 나올 수 있는 기초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사람들은 같은 공간에 있어도 스마트폰으로 다른 매체를 보고, 매체에서도 개인에 맞춘 콘텐츠와 광고를 제공하죠. 매체에 유저가 나뉜 만큼 마케팅 캠페인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 중요해졌고, 마케팅 데이터 분석이 중요해졌습니다.
주니어 마케터 중 마케팅 데이터 분석을 어렵게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왜 마케팅 데이터 분석은 어려울까요?
제가 생각하는 마케팅 데이터 분석의 어려움은 크게 두 가지로 온다고 봅니다.
목적없는 마케팅을 진행한 경우
Why? 의 부재
목적 없는 데이터와 목적 있는 데이터
목적이 없는 마케팅이 있을까 싶지만 실제로 존재합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유입을 늘리자, 그러니 광고를 진행하자" 이 경우, 우리는 광고를 진행합니다. 하지만 유입이 유의미하게 늘어나지 않았다면 왜 그런 걸까요? 광고비가 부족했을까요? 아니면 경쟁사 광고가 더 많이 노출된 걸까요?
이 문제는 초기 기획의 부재가 존재했으며, 그로 인해 데이터가 단순한 "유입"이라는 목적만 갖기 때문입니다.
만약 기획을 잘 준비했다면 어떨까요? "우리 브랜드는 000에 관심있는 유저들이 많기에, 해당 유저가 많은 xxx커뮤니티에 광고를 해보도록 하죠." 하지만 동일하게 유입이 유의미하게 늘어나지 않았다면, 봐야 할 지표들이 많아집니다. 해당 커뮤니티의 모수가 충분했는가? 커뮤니티의 MAU는 어느정도 인가? 000에 관심 있는 유저들이 우리의 메인 타깃이 맞는가? 등 확인할 내용이 많아지죠.
여기서 마케팅 데이터의 목적은 000에 관심있는 유저를 xxx커뮤니티에서 데려온다입니다. 이 부분이 달성되지 않았다면, 목적에 위배되는 요소가 있는지 확인하고, 목적이 잘못 설정된 것인지 확인할 수 있죠.
제가 B2B에서 Google Analytics4 설계와 설치를 대행해드릴 때, 자주 나오는 말이 있었습니다. "아직 무엇을 봐야할지 모르겠는데, 우선 다 추적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이 말은 곧 "목적 없는 데이터를 수집하겠습니다."와 같죠. 위 경우에는 요청 주신 내용은 불가능한 점을 안내드리고, 타깃 세그먼트와 메인 BM, 그리고 기존 유저 특성을 고려해서 전략을 다시 수립한 뒤 필요한 데이터를 도출해 보는 것으로 업무가 진행됩니다.
만약 모든 것을 추적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미 목적이 없기에 무엇을 봐야 할지 모르게 됩니다. 그러니 목적 있는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기회한다면, 마케팅 데이터 분석이 훨씬 쉬워지죠.
Why? 의 부재
기획을 탄탄히 해서 목적이 있는 데이터를 수집해도 Why라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기 어렵습니다. 옛날 Louis C.K의 스탠딩 개그 중 "Why"라는 주제의 내용이 있었는데, 어떻게 보면 마케터(혹은 모든 직장인)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만약 위 예시에 있던 광고가 성공해서 유입이 기존 대비 50%나 늘었다고 생각해 보죠. 하지만 유입은 50%가 늘었는데, 반대로 매출이 감소했다면, "왜 매출이 감소했을까"를 생각해야 하죠. 그러면 또 다양한 가설을 세워서 확인을 해야 합니다. 결제 프로세스가 복잡한지, 아니면 메인 타깃으로 생각한 고객군이 매출에서는 안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것인지, 타깃과 제품의 적합성이 잘 안 맞는지 등을 따져야 하죠.
모든 마케팅 액션이 기획한 의도와 결과를 만들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Why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Why를 반복적으로 질문해 더 깊은 이유를 찾고 개선해야 하죠.
마케팅을 진행하고, 데이터를 얻었지만 데이터 분석이 어렵다면, 두 가지를 고려해 보세요.
나는 충분히 설계한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가?, 왜 이런 데이터가 나오게 됐는가? 위 두 가지를 잘 생각한다면 마케팅 데이터 분석이 한결 쉬워질 수 있습니다.